퇴사할 때 회사에 “퇴직금은 월급 통장으로 넣어주세요”라고 했다가, 그렇게는 안 된다는 답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. 담당자가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법이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. 퇴직연금은 원칙적으로 IRP 계좌로만 지급됩니다. DB와 DC의 차이부터 IRP 의무이전과 예외까지 정리했습니다.
3줄 요약
- 55세 미만이고 퇴직급여가 300만원을 넘으면 IRP 계좌로만 받을 수 있습니다.
- DB는 회사가 굴리고 금액이 정해져 있고, DC는 본인이 굴리고 성과에 따라 달라집니다.
- IRP로 받은 뒤 바로 해지해도 불이익은 없습니다. 세금이 원래대로 매겨질 뿐입니다.
퇴직금을 통장으로 못 받는다고요?
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. 2022년 4월 14일부터 퇴직급여는 개인형 IRP 계좌로 지급하도록 바뀌었습니다.
이유는 노후자금 보호입니다. 목돈이 급여 통장에 들어오면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, 일단 연금 계좌에 들어가게 한 것입니다.
그래서 퇴사 절차를 밟을 때 회사가 IRP 계좌번호를 물어봅니다. 계좌가 없으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먼저 개설해야 합니다. 개설 자체는 비대면으로 가능하고 수수료도 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.
계좌를 안 알려주면 퇴직금 지급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, 퇴사일이 잡히면 미리 만들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.
예외는 어떤 경우인가요?
모든 경우에 IRP를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. 다음에 해당하면 통장으로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.
- 55세 이후에 퇴직한 경우
- 퇴직급여가 300만원 이하인 경우
-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
- 외국인 근로자가 국외로 출국한 경우
- 다른 법령에서 퇴직소득을 공제하도록 정한 경우
가장 많이 해당하는 것이 앞의 두 가지입니다. 근속이 짧아 퇴직금이 300만원을 넘지 않으면 IRP 없이 받게 됩니다.
여기서 300만원은 세금을 떼기 전 퇴직급여액을 기준으로 합니다. 퇴직소득세는 원래 IRP 이전 시점이 아니라 나중에 돈을 찾을 때 매겨지므로, 300만원 판정도 세전 금액으로 봅니다.
DB형과 DC형은 뭐가 다른가요?
누가 운용하고, 손익이 누구에게 가는지가 다릅니다.
| 구분 | DB형 | DC형 |
|---|---|---|
| 금액 결정 | 미리 정해짐 | 운용 성과에 따라 |
| 운용 주체 | 회사 | 본인 |
| 손익 귀속 | 회사 | 본인 |
| 추가 납입 | 불가 | 가능 |
DB형은 확정급여형입니다.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고 회사가 적립금을 굴립니다. 운용을 잘하든 못하든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같습니다.
DC형은 확정기여형입니다. 회사가 매년 정해진 금액을 넣어주고, 그 돈을 본인이 굴립니다. 수익이 나면 더 받고 손실이 나면 덜 받습니다.
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상황에 따라 갈립니다.
- 임금상승률이 높고 장기근속할 예정 → DB형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
- 임금상승이 완만하고 직접 운용할 의향이 있다 → DC형을 고려할 만합니다
- 임금피크제로 퇴직 직전 급여가 깎인다 → DB형은 그 낮아진 임금이 기준이 되므로 불리할 수 있습니다
👍 DB형은 신경 쓸 일이 없고 금액이 예측됩니다.
👎 DC형은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운용 성과를 본인이 가져갑니다.
다만 제도 변경은 회사가 두 제도를 모두 두고 규약에서 전환을 허용할 때만 가능합니다. 이 경우 DB에서 DC로는 바꿀 수 있지만, DC에서 DB로 되돌리는 것은 근로자의 운용 손실을 회사가 떠안는 구조여서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. 고용노동부 표준규약과 행정해석도 역방향 전환은 허용하지 않습니다.
내가 DB인지 DC인지 어떻게 아나요?
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.
- 회사 인사·총무팀에 문의
- 퇴직연금이 가입된 금융기관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확인
-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본인 가입 내역 조회
DC형이라면 본인 계좌에서 운용 상품을 고를 수 있으므로, 로그인했을 때 상품을 바꾸는 화면이 보입니다. DB형은 그런 화면이 없습니다.
IRP로 받은 뒤 바로 해지해도 되나요?
됩니다. 그리고 이것 때문에 손해를 보지는 않습니다.
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. IRP에 강제로 넣었으니 55세까지 묶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, 그렇지 않습니다. IRP를 해지하면 퇴직소득세를 떼고 돈을 받습니다. 일시금으로 받았을 때와 같은 세금입니다.
차이는 혜택을 포기한다는 점입니다.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~40% 감면받는데, 바로 해지하면 그 감면이 사라집니다. 벌칙이 아니라 안 받는 것입니다.
주의할 점은 회사가 넣어준 퇴직급여가 아니라 본인이 세액공제를 받으며 추가 납입한 금액입니다. 이 부분을 중도 인출하면 기타소득세 16.5%가 붙습니다. 두 돈은 성격이 다르므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.
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는 계산 과정과 함께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. 👉 퇴직금 실수령액과 퇴직소득세 계산법 (2026년)
퇴사할 때 함께 챙길 것
퇴직연금 말고도 같은 시기에 정리할 것이 몰립니다.
-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문제 👉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조건·신청기한과 보험료 계산
- 회사가 못 해준 연말정산 👉 중도퇴사자 연말정산 방법
- 남은 연차 정산 👉 퇴사 연차수당 계산 방법
- 실업급여 준비 👉 실업급여 2026 상한액·하한액과 실수령액 총정리
자주 묻는 질문
IRP 계좌는 어디에 만드는 게 좋나요?
은행, 증권사, 보험사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. 수수료와 운용 가능한 상품이 다르므로, 바로 해지할 계획이면 수수료를, 오래 굴릴 계획이면 상품 범위를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.
이직하면 기존 IRP는 어떻게 되나요?
기존 계좌를 그대로 쓰면서 새 퇴직급여를 합칠 수 있습니다. 여러 회사를 거쳐도 한 계좌에 모을 수 있습니다.
퇴직연금이 없는 회사도 있나요?
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고 사내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는 회사가 있습니다. 이 경우에도 지급할 때는 IRP 이전 원칙이 적용되며, 앞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통장으로 받습니다.
퇴사일이 정해지면 IRP 계좌부터 만들어 두시기 바랍니다. 계좌가 없어서 지급이 밀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.
참고: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– 퇴직연금 · 고용노동부.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기준이며, 회사 규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인사팀 확인이 필요합니다.